2018년 11월 21일 수요일

서안아파트

짧지 않은 나이지만 여러 집에서 살아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집을 꼽으라면 단연 덕양구 원당에 위치한 서안아파트를 꼽고 싶다.

기억에도 오래 남고, 꿈에도 자주 나타나며 무엇보다 정감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사는 우리집에 비해서 낡고 허름하며 평수도 작지만 아기자기한 맛이 있었다.

친구들과 놀던 추억, 집에서 3분거리에 있던 제2의 어머니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돌아가신 외할머니댁에 어머니가 만드신 찬거리를 가지고 저녁께에 가서 갖다드리고 오던 추억

깊은 밤이면 내 방의 중간부분까지 드리우던 달빛의 낭만

밤이면 근처 차도를 달리던 1번버스(지금의 11번)의 엔진소리까지..

비록 여름이면 비가세고, 겨울이면 전에 살던 사람이 뒷베란다로 싱크대를 옮긴 탓에 동파에 시달려야 했던..

'하꼬방'이지만

그럼에도 나는 그 추억의 아파트를 잊을 수 없다.

다시 가서 살래면 살고 싶은 정도로..

찬바람 불어오고 마음 한 구석이 차가와지는 겨울이면 따듯한 추억 하나를 생각해 본다.

사람은 영적인 양식으로만 살수는 없는 존재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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